울아부지와 박정희
w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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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15:49
가지마라
울아부지는 월남전 참전용사임
주월사령관 채명신 장군 표창도 받으심
예상대로 완전보수임
나도 어렸을때부터 박정희 최고라는 말을 듣고 자람
그러다 첨으로 아부지랑 정치적으로 부딪힌게 미국으로부터 받은 월남 참전 용사 전투수당을 박정희가 1/5만 지급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임
그전부터 박정희의 실체를 하나둘씩 알아가고 있었지만 차마 아부지 앞에서 욕할수가 없었음 그건 아부지를 무시하는 행동같아 나름 선을 지키고 있던 것임
근데 전투수당 떼먹었다는건 울아부지가 목숨걸고 베트남에서 전쟁한 젊음을 개무시하는 천인공노할 일이었음
울아부지 월남전때 월급 받은거 몽땅 울할머니한테 송금했음 당신은 부대에서 먹고 자서 돈 필요없다며
그걸로 삼촌 고모 다 키웠음
울엄마가 나 어렸을때 가끔 푸념처럼 한 말이 니 아부지 월남 가기 전에 나랑 결혼했으면 우리 지금 아주 잘 살거란 거였음.
다시 돌아와서 월남 참전 용사 전투수당 떼 먹은건 울아부지의 목숨 건 젊음을 개무시했다는 빡침에 첨으로 아부지 앞에서 박정희 개새끼라 함.
울아부지는 날 쳐다보지 않았고 멍하니 티비만을 보면서 한참을 계셨음.
아부지가 나보고 뭐라 하지않고 오히려 가만히 계시니 나도 더이상 무슨 말을 할수가 없었음.
그로부터 일주일쯤 지났나 아부지가 많이 취해서 귀가 하시더니 나보고 한잔 하자고 하심
월남참전용사 모임을 다녀오셨다 함
당연 전투수당 이야기가 주 화제였고 많은 분들이 분노를 보였다 함
속상해서 다들 술 많이 드셨다 함
그날 울아부지 첨으로 불쌍해보임
믿음에 배신당한 사람의 모습이 이런거구나가 느껴짐
그래도 아부지는 박정희에 대한 욕은 안하셨음 그냥 그러면 안되지만 반복했음
그 후론 정치에 대해 어떤 말도 안하시고 가만히 보기만 하셨음
지금은 대전국립묘지에서 쉬고 계심
멀리 살아 자주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가끔 미칠듯이 보고 싶을때가 있음.
그럴때는 생전 아부지랑 통화할때 자동녹음 됐던 음성파일 들으며 한참 울고나면 나아짐.
아부지 보고 싶어요
무릎이아퍼
꼬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