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 90여 척을 모아놓고 핵폭탄을 터뜨린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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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가자가자고
1946년 7월, 미국은 태평양 마셜 제도의 비키니 환초에서 대규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크로스로드 작전(Operation Crossroads)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으며, 미국은 핵폭탄이 실제 군함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알아보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 전함,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 잠수함 등 군함 90여 척을 비키니 환초에 집결시켰습니다.
여기에는 미국 해군의 퇴역·잉여 함정뿐 아니라 일본에서 노획한 전함 나가토와 경순양함 사카와, 독일에서 노획한 중순양함 프린츠 오이겐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일부 함정에는 핵폭발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돼지와 염소 등의 동물도 실어 놓았습니다.
실험에는 약 4만 2천 명의 인원이 참여했으며, 관측과 지원을 위해 150척 이상의 별도 함선도 동원됐습니다.
첫 번째 실험은 1946년 7월 1일에 실시됐습니다.
에이블(Able)이라는 이름의 핵폭탄을 B-29 폭격기에서 투하해 함대 상공 약 158m 높이에서 폭발시켰습니다.
폭발 위력은 약 23킬로톤으로,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강력했습니다.
하지만 폭탄이 예정된 지점에서 약 500m 벗어나 폭발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피해가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군함 5척이 침몰했고, 여러 함정이 폭풍과 열에 의해 피해를 입었습니다.
두 번째 실험은 7월 25일에 실시됐습니다.
이번에는 베이커(Baker)라는 핵폭탄을 수심 약 27m에서 폭발시켰습니다.
폭발과 동시에 거대한 물기둥이 솟아올랐고,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주변 군함들을 덮쳤습니다.
이 실험으로 항공모함 새러토가를 포함한 군함 8척이 침몰했으며, 다수의 함정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미군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골치 아픈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바로 방사능 오염이었습니다.
수중 핵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섞인 바닷물과 해저 퇴적물이 대량으로 흩어지면서 주변 군함들을 오염시킨 것입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함정들도 방사능 때문에 사람이 오래 머물기 어려웠고, 일부 함정은 오염 제거 작업조차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미군은 오염된 함정들을 세척하고 복구하려 했지만 작업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결국 상당수의 함정은 재사용을 포기하고 이후 바다에 가라앉혀 폐기해야 했습니다.
원래는 세 번째 핵실험인 찰리(Charlie)도 계획되어 있었지만, 앞선 실험에서 발생한 방사능 오염 문제 등으로 취소됐습니다.
크로스로드 작전은 핵폭탄의 폭발력뿐 아니라 수중 핵폭발이 군함과 주변 환경에 얼마나 심각한 방사능 오염을 남길 수 있는지 보여준 실험이었습니다.
또한 실험장으로 선정된 비키니 환초에서는 주민 167명이 이주해야 했으며, 이후에도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오염과 주민들의 귀환 문제가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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